[매일경제] 물과 햇빛만 이용해 비료 생산


1913년 이후 변함없던 비료 생산기술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민병권 책임연구원팀(사진)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태양광을 이용한 비료 생산기술 개발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KIST는 기관고유비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1913년 전 세계는 환호했다. 농작물 생산량을 증대시킬 수 있는 비료 생산법인 '하버-보슈 공정'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세계 인구가 10억명에서 20억명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지만 식량생산이 뒷받침하지 못해 기아(飢餓)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던 시기였다.


하버-보슈 공정이 개발된 지 정확히 1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비료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하버-보슈 공정은 문제가 많다. 500도의 온도와 300bar에 해당하는 압력이 필요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약 1~2%는 비료를 만드는 데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책임연구원팀은 물과 햇빛을 이용해 비료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고안했다. 물에서 분해한 수소를 질소와 결합시켜 비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민 책임연구원은 "아이디어는 간단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어느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하루빨리 기술개발을 시작해 관련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안정된 질소분자를 깨뜨릴 수 있는 '촉매' 개발이다. 식물 뿌리에서 이 같은 역할을 하는 '뿌리옥박테리아'를 응용한 바이오촉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 책임연구원은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임영순 박사(바이오촉매), 황윤정 박사(광촉매) 등 KIST에 있는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팀을 구성했다. 민 책임연구원은 "하루 6시간씩 1년 동안 햇빛에 노출만 시켜도 현재 국내 1년 소비량의 4배에 달하는 400만t의 비료 생산이 가능하다"며 "비료생산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