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기고: 탄소 중립의 해법

2021.01.08


민병권 KIST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장

現 태양광 발전은 산림훼손 심각

커튼월 형태 태양 전지 개발해야

e-케미컬 기술도 파급효과 상당


제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후 200여 년간 인류는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사회가 일반적인 생활 모습이었다. 지난 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는 인류가 지금까지 만들어낸 인공물의 총질량이 올해 처음 생물의 총질량을 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그만큼 지구환경에 우리 인류가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많은 나라들이 오는 2050년을 기점으로 재생 에너지 비율을 각 국가가 전체 사용하는 에너지의 8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 중립을 발표했다.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전체 발전원 중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석탄 화력발전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풍부한 대체 에너지원은 해양 에너지다. 하지만 발전 설비의 입지와 기술적 한계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태양에너지의 잠재력이 가장 높다.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양은 연 12만 TW로, 이 중 1시간만 완벽히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면 인류가 1년간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충당할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토니 세바 교수는 ‘에너지 혁명 2030’에서 2030년이 되면 100% 태양광 에너지 사회가 도래할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도 태양에너지 활용은 탄소 중립 시대를 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라 할 수 있다.


태양에너지 활용 기술 중 비교적 익숙한 것은 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하는 태양전지 기술이 있다. 올 1·4분기에만 1GW 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태양전지를 국내에 설치했을 정도로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현재의 태양전지 보급 형태는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산지에 주로 설치돼 산림 훼손에 따른 탄소 중립 효과가 줄고 자연재해에 취약한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심에서 건물과 일체형이 될 수 있는 형태의 태양전지 설치가 필요하다. 아파트 베란다 거치용이 아닌 건축 자재 형태의 태양전지 즉 커튼 월, 창문, 타일 형태로 개발하고 적용해야 한다.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실리콘 기반이 아닌 페인트처럼 바를 수 있고 유연하고 투광성을 확보하며 심미성도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이 필요하다.


태양에너지를 활용하는 또 다른 핵심 기술은 화합물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것이다. e케미컬 또는 인공 광합성으로 알려진 이 기술을 활용하면 태양에너지를 통해 물·공기·이산화탄소 등을 경제적 가치가 높은 일산화탄소·에틸렌·알코올과 같은 화학 원료로 바꿀 수 있다. 2017년 초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세상을 바꿀 미래 신기술로 소개할 정도로 파급력이 큰 기술이다. 현재 일부 e케미컬 기술들은 파일럿 규모의 실증 연구 단계까지 진입했으나 촉매의 효율 향상, 안정성 문제 해결, 시스템 고효율화에 대한 지속적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


태양에너지 활용 기술은 세계적으로 원천 기술 확보와 신산업 창출을 위해 경쟁적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신속하게 초기 연구 지원이 이뤄져 용액 공정 유·무기 태양전지, e케미컬 기술 등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2050 대한민국 탄소 중립 선언은 탄소 제로 사회로 가는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다.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토대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R&D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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