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과학기술 통한 신재생에너지 기반 사회 구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의 급속한 확산으로 지구촌이 공포와 우려에 휩싸여 있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인간의 무분별한 식생활이 어떤 식으로든 관련된 것으로 추론된다.


절제되지 않은 인간 활동의 결과가 대재앙을 잉태하고 있는 사례는 에너지·환경 분야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우리 건강에 위협이 되는 미세먼지, 매일매일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는 처치 곤란한 폐플라스틱, 먹는 물의 새로운 위험 요소로 등장한 미세플라스틱, 다양한 기후변화 현상의 주원인이라고 여겨지고 있는 이산화탄소… 모두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이슈다.


자세히 보면 문제 원인이 하나같이 산업혁명 이후로 무분별하게 사용된 화석연료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석연료 연소로부터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부수 배출이 되는 질소산화물이나 아황산가스 등이 미세먼지 원인이다. 화석연료를 원료로 하여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은 자연의 풍화 과정을 거쳐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우리 건강을 위협한다.


지난 1월 2020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에서는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한 세상'이 화두였다. 우리 자손에게 재앙이 될 수 있는 이러한 위험 요소를 이대로 몰려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자리였다.


단순히 고민이 아니라 이제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태생 원인인 화석연료의 사용을 전면 배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구호로 외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현실성 있는 해결책은 아니다.


현재 화석연료 사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 측면에서 보면 더더욱 해결하기 쉬운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탈 화석연료'는 우리가 가야 할 길임이 분명하다. 지금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일은 과학기술 개발을 통한 문제 해결이다.


우리는 신재생에너지가 미래 주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신재생에너지가 그 많은 인류 에너지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품고 있다.


기술 개발을 통해 건축 자재만큼 싸고 내구성도 우수하고 쉽게 부착할 수 있고 심미성까지 갖춘 고성능 태양전지를 구현할 수 있다면 굳이 넓은 면적의 토지를 별도로 이용하지 않고도 고층 빌딩, 아파트의 벽체, 창문 등에 적용해 대규모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그야말로 빌딩 발전소다.


현재 연구개발(R&D)하고 있는 저가 용액공정 기반의 무기 박막 태양전지 기술이다. 또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을 화석연료가 아닌 이산화탄소·물·공기를 이용해 전기화학 원리로 만들 수 있는 'e케미컬' 기술 또는 '인공광합성' 기술이 개발된다면 화학 산업에서 기본 원료로 쓰이는 화석연료 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나아가 사용할 때는 플라스틱의 뛰어난 물성을 유지하지만 폐기 처분될 때는 짧은 시간에 분해돼 자연으로 돌아가 토양의 유효 성분이 될 수 있는 플라스틱을 구현하고자 하는 '리뉴어블 플라스틱' 기술이 개발된다면 폐플라스틱 문제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언급한 기술은 아직 세상에 존재하는 기술이 아니다. 그러나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는 기술로, 만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탈 화석연료 시대를 앞당기는데 엄청난 파급력을 발휘하게 된다.


인류는 난관에 부닥쳤을 때 무한한 상상력과 과학기술의 힘을 통해 극복했고, 문명 발전을 이뤘다. 현재 당면한 화석연료 사용 관련 문제도 과학기술 발전과 연계해 반드시 해결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여기엔 촉매로 작용할 효율 높은 장기 과학기술 지원이 필요하다. 지원이 신재생에너지 기반 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시키고, 그 결과 우리 후손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물려줄 수 있다.


민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장(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부원장) bkmin@kis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