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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 [조선일보] 환경보호·경제성장, 두 토끼 잡는 ‘그린-올 경제’

[과학 라운지]

민병권 KIST 청정신기술연구본부장

입력 2023.04.20. 03:00 2003년은 미국의 조지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이 석유 경제의 대안으로 ‘수소 경제(Hydrogen Fuel Initiative)’를 선언하면서 수소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던 시기였다. 다양한 오염 물질을 발생시키는 석유와 달리, 연소 시 물 이외의 부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 수소가 최선의 에너지원으로 부각됐다. 그런데 2년 뒤인 2005년에 199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조지 앤드루 올라 교수가 수소의 근원적 약점을 지적하면서 메탄올이 훨씬 큰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라 교수는 수소를 생산하려면 화석연료를 많이 투입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점, 수소가 매우 가벼운 기체이기 때문에 수소를 저장하거나 운반하기 어렵다는 점을 약점으로 지적했다. 이에 비해 메탄올은 오염 물질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고, 수소보다 저장과 운반이 쉽다.


2000년대 초반을 뜨겁게 달군 에너지 경제 논쟁은 ‘탄소 중립’이라는 글로벌 어젠다의 등장으로 최근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수소 경제 초창기에 논의됐던 수소가 화석연료에서 생산하는 ‘그레이 수소’를 의미했다면, 최근에는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와 물 분해를 결합해 생산하는 ‘그린 수소’가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그린 수소라 하더라도 저장과 운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KIST는 최근 ‘그린-올 경제’라는 신개념을 제시했다. 그린-올 경제의 핵심 개념은 화력발전소·제철소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원이나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알코올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린-올 경제는 다양한 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광범위하게 활용된 메탄올을 그린 수소 저장체로 역할을 확대하는 것을 제안한다. 액체인 메탄올은 쉽게 저장·운반될 수 있고 열분해 또는 전기분해를 통해 쉽게 수소 기체로 분해할 수 있어, 그린 수소의 저장 및 수송 시 문제점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탄올 또한 그린-올 경제의 훌륭한 후보 물질이다. 에탄올은 가솔린 등과 혼합된 형태 또는 그 자체로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실제 옥수수 같은 바이오매스에서 생산한 바이오 에탄올은 청정 연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에탄올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면 기존 자동차 엔진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탄소 중립형 수송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에너지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나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린-올 프로세스는 다양한 형태의 알코올을 이산화탄소에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획기적인 탄소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그린-올 경제는 환경 보호와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이다. 이와 관련한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쌓아나가 한국이 미래 탄소 중립 사회를 선도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3/04/20/NMHSHTYDCBHFTMAWMZJDKV3D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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